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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 (Me & Family)

나와 어머니

by Kiwiman 2010. 12. 8.


나에게 가족이란 단어는 저녁에 밥상에 도란도란 앉아 웃음꽃을 피우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아주 가슴 따뜻해 지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가족을 지키지 못하고 이혼을 하고 지금은 혼자 살면서 또 다시 가족이란 단어를 연상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시대를 거쳐 이제는 1인 세대가 30% 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대가족 시대에 성장을 하셨고 우리는 산아제한 등으로 소가족 시대를 살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공동체 중에 가장 작은 공동체가 가족이지만 혈연으로 구성되어 가장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가족 공동체인 것이지요. 공동체란 서로가 돕는 상부상조, 공리공생의 조직이므로 자신의 희생이 필요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조직이 더욱 개인화 되면서 상부상조, 공리공생 보다는 개인이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나 역시 60~70년대에 철저한 반공교육과 유교적 예절을 교육 받은 세대라 요즘의 시대 흐름에 혼란스러운 것 같습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노후 문제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도기적 시대를 살면서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내가 자라온 환경도 무시를 못 할겁니다. 60년대 전후에 산업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때에 우리 부모님은 빈손으로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바뻤다는 말입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잘 알지요.

엄하신 부모님 덕에 무척 조용하고 말 잘 듣는 아이로 컸습니다. 부모님께서 크게 자랑스러워 하실 만큼 사회적 성공은 못했지만 이혼 한 것 말고는 크게 말썽을 피우며 크지는 않았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가라앉지를 않습니다.

안 그래도 감기약 때문인지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데 저녁때 즈음해서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나 지금 청심환 먹고 전화하는 거니 아무 대답하지 말고 하는 말만 들어.” 이러신다. 뭔 일인가 싶어 나도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을 한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전에 얼핏 드렸던 말씀 같은데 우리 어머님의 사주가 너무 강해서 내가 어머님과 같이 있으면 어머니의 사주의 기운에 눌려서 내가 기를 못 피고 산다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어서 말씀을 한번 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걸 아주 단단히 오해를 하고 계신 거였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어머님이 내게 말씀을 하실 때 마다 자꾸 말을 자르고 말 대꾸를 해서 말하기가 어렵고 무섭다는 말씀을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잘 풀리는 사주이니 이제 이래라 저래라 안 할 테니 잘 알아서 하기를 바란다는 말씀이셨다.

사실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늘 상 나에게 하시는 불만이었는데……

사주 이야기는 어머님이 사주를 믿으시기에 해마다 어딘가에 가셔서 사주를 봐 오시는데 늘 같은 내용이다. 나는 소위 말하는 역마살을 타고 나서 해외에 나가서 살거나 해외 무역을 해야 된다는 내용인데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배우자는 사주에 뿌리가 있는 木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해야 한다는 것을 아주 강조를 하신다.

외국에 나가 있으면 어머니와의 관계가 편안해 지는데 가까이만 있으면 어머니도 예민해 지시고 자꾸 부딪혀서 그런 상황과 비슷해서 어머니의 강한 사주에 내가 기를 못 피는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린 것인데 자식을 위해 일찍 죽어야 된다는 식으로 오해를 하고 계시니 팔짝 뛰고 돌아 가실 지경입니다.

문제는 사주를 앞세워 말씀을 자주 하시니 내가 받아 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을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외삼촌이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에 못 같습니다. 가려고 했는데 올해까지 삼재수가 들어서 초상집에 가면 안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실 그 전에 몇 번 지인의 장례식에도 다녀 왔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가능하면 꼭 가려고 한다는 나의 말에 잘한다고 까지 하셨는데 남도 아니고 외삼촌의 장례식도 가지 마라 하시니 받아들이기가 쉽지를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의 성격을 잘 알기에 어머니 뜻에 따랐지요. 사실 대부분 나의 의견은 이런 식으로 거절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사랑이라고 항상 말씀하시지요.

내가 어머니와 자꾸 부딪치는 이유는 내 생각에는 어머님의 말씀이 도를 넘는 참견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에도 아주 디테일 하게 이러이러하게 해라 라고 말씀 하실 때 좀 화가 납니다. 예를 들어 친구랑 여행을 가면 지금도 같이 가는 사람 전화 번호와 묵을 숙소 연락처까지 적어 달라 하십니다. 이모님 생신이 다가와 무엇을 선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당신이 사서 보냈셨으니 그리 알고 있으라고 통보해 주실때도몇 번 있습니다. 내가 초등 학생도 아니고 휴대폰도 다 있는데 꼭 그러십니다. 걱정하시는 것은 알겠는데 초등학생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화가 나는 거지요. 혼자 지내는 아들이 안쓰러워 하시는 어머님 심경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과하게 걱정 안 하셔도 되는데 그러는 것이 아들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고 표현이 좀 거칠게 되는 건데 그건 또 이해를 안 해주시니 답답했습니다. 성인이 된 자식은 품에서 놓아주는것도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우리 어머미는 아직도 당신 품안에 두고 싶으신가 봅니다.

이제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 것 같습니다. 안 한다고는 하셨지만 내일 부터 또 그러실 걸 잘 압니다. (사실은 조금 전에 전화가 다시 왔었습니다.^^) 이제는 무슨 말씀을 하셔도 끝까지 다 들어 드리려고 노력 할 겁니다. 그것이 가족이고 부모님에 대한 자식 된 도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머님은 이제 철 드네 하실 것 같습니다.^^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관계는 가족입니다.

나도 모르는 나?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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