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색 도시락
어제 오후 아들아이 학교로 부터 하나의 문자를 받았다. 학교 급식실의 보일러가 터져 이틀간 점심 급식이 안되니 도시락을 준비해 보내라는 것이었다.
오후에 도시락을 사러 마트에 들렀는데 우리가 어리때 사용하던 그런 종류의 양은 도시락은 없고 모두 플라스틱 도시락 뿐이었다.
도시락도 하나사고 반찬거리도 사왔다.
나는 도시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이 있다. 나는 초등학교를 공립학교를 다니다가 4학년때인 1971년 사립학교로 전학을 같는데 그때 문화적 차이로 받은 충격이 상당했다. 일단 그당시에 한반 정원이 50명 내외였고 (공립학교는 70~80명 정도) 교실에도 신던 운동화를 그냥 신고 들어갔고 각층마다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이 있었고 각반마다 난방시스템이 되어있었고(냉방시스템은 없었다^^) 음악과 미술은 음악실과 미술실로 이동하여 전담 선생님께 배웠고 방과후 청소도 하지 않았다(청소하는 아주머님이 계셨다). 전형적이 공립학교를 다니던 나에게 이러한 환경 변화는 커다란 충격이었고 더욱 나를 기죽게 한것은 정말 밝고 활달한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충격에 적응해 가고 있을 즈음 내짝이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보고 나는 또 한번 충격을 받아야 했다. 3색 도시락. 생전 처음보는 도시락에 나는 놀라웠고 그런 도시락을 가지고 온 친구가 처음으로 부러웠다. 워낙 강하게 각인이 되어 지금도 도시락 하면 3색 도시락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내가 아들의 도시락을 직접 싸주게 될것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기회가 온 것 같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내 기억속의 도시락과 비슷하게 만들어 보았다. 계란 노른자, 흰자, 당근을 볶아서 밥위에 얻는 간단한 것이다. 시금치나 김등을 이용하면 더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으리라. 아빠의 옛 추억을 담아 아들을 위해 만든 첫 도시락인데아들 아이에게도 오랬동안 기억되는 도시락이 었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5색 도시락 만들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소풍을........ㅎㅎ